AI 통합과 디바이스 융합이 이끄는 차세대 XR 생태계
AI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XR 시장은 단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개인화 디지털 비서’로 진화하며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 메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각자의 생태계를 기반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공격적인 투자와 제품 전략으로 이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의 XR 기기는 음악 감상, 카메라 촬영, 음성 제어 등 기본 기능을 넘어, 실시간 번역, 사물 인식, 개인화된 정보 제공 등 고도화된 AI 기능을 핵심으로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활용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사용자와의 인터랙션 방식 또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타는 Ray-Ban과 협업한 AI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1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실시간 콘텐츠 생성 및 질의응답 기능으로 AI 글래스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 AI와 안드로이드 XR SDK를 결합한 스마트 글래스 생태계를 구축 중이며, 삼성과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애플은 2025년 3분기 Vision Pro M5 버전 출시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가벼운 Vision Air와 디스플레이가 없는 Ray-Ban 스타일의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8년 하반기에는 완전 신형 디자인의 Vision Pro 2세대와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XR 글래스가 양산될 계획이다. Vision Air와 Vision Pro 2세대는 새로운 디자인에 더욱 가볍고 저렴한 제품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2024년 출시된 애플 비전 프로는 출시가 3,499달러(한화 약 460만 원)로, 소비자 기대 가격 대비 지나치게 높아 기술은 뛰어나지만, 시장과 소비자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제품으로 평가되었다. 애플 비전프로의 디스플레이는 1.42인치, 3391PPI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점이 원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애플의 개발 계획은 프리미엄 XR 헤드셋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인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 진입하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애플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프리미엄 XR 기기인 ‘무한’을 하반기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AI와 디스플레이 기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XR 경험을 제공하며, 삼성전자의 XR 생태계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무한’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1.3인치, 2000PPI급 OLED-on-Silicon(OLEDoS)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경량화, 우수한 배터리 효율과 2000$ 이하의 가격을 제공한다는 전망이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소니의 1.3인치, 3800PPI 급 OLEDoS를 검토하였다. 삼성이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제품을 프리미엄 급과 보급형으로 이원화해서 출시할지, 단일 제품으로 출시할지 관망이 필요하다.
삼성은 ‘프로젝트 무한’을 시작으로 XR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및 플랫폼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글,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워치, 링 등 갤럭시 생태계 전반과의 연결성을 극대화한 ‘프로젝트 혜안’도 동시 추진 중이다.
유비리서치 노창호 애널리스트(chnoh@ubiresearch.com)